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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영화광은 아니다. 게다가 슬픈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못보고 지나친 슬픈 영화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영화를 보고 감정이 이입되어 눈물을 흘릴만큼 감수성이 예민하지도 않다. 그런데 지금까지 영화를 보고 눈물이 흐른 적은 딱 두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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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인지 몰라도 그 두영화의 주인공은 '수애'였다. '가족'이란 영화를 봤을때 난생 처음 영화관에서 통곡을 했다. 옆에 있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봤고 난 정말 창피했다. 다 큰 남자가 극장에서 꺼이꺼이 눈물을 흘리니 제정신으로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 땐 내 자신도 미친줄 알았다. 그래도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아버지 생각이 났다.

'가족'을 보고난 후의 눈물이 주인공과 나의 거침없는 감정이입의 폭포수였다면 '님은 먼곳에'를 보고 난 후의 눈물은 철저히 제 3자에 대한 동정심에 대한 것이었다.

비교하기 애매한 이 두 영화를 비교하자면 '수애'의 무표정한 얼굴에서 나오는 두 의미가  떠오른다. '가족'에서 '수애'의 무표정한 연기는 아버지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에서 나온다. 무능력한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미움. 그리고 무관심. 그러나 아버지의 진실된 마음을 알게 되면서 무표정은 극적으로 아버지에 대한 사랑으로 바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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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님은 먼곳에'에서의 무표정은 자신이 처한 현실을 거부할 수 없는 무기력에서 온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남편, 거기에 말도 없이 월남전에 참가한 남편에 대한 자책, 어쩔수 없이 해야하는 노래와 춤 그리고 술.

모든 관계의 원인이 '남편(엄태웅)'에 있지만 극중에서 남편은 딱 한마디밖에 하지 않는다.
'수애'는 과연 그런 남편을 사랑했을까? 혹은 사랑하게 됬을까?

정진영의 연예계 최고의 로비능력(?)을 과시한 리얼한 연기도 재밌었지만 나를 두번이나 울려서(?)인지 헤어나올 수 없는 '수애'의 매력에 푹빠진 한편이었다. 저음의 목소리에서 나오는 기교없는 노랫소리와 한국군 앞에서 무표정을 벗고 행복한 모습으로 노래하는 그녀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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